명상록

20/03/2019

성, 프란체스코의 간증문
(프란체스코:Francesco)




눈 내리는
추운 겨울밤,
불을 끄고,
잠을 청하려고,
침대에 눕는 순간,
누군가 문을 두드렸습니다.
'프란체스코'는
귀찮은 생각이 들었으나,
그래도 추운 밤에
자기를 찾아온 사람을
그냥 돌려보낼 수 없었습니다.
불편한 마음으로
잠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습니다.


그 때, 문 앞에
험상궂은 나병환자가
추워서 벌벌 떨며 서 있었습니다.
흉측한 얼굴을 보자 섬뜩했습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정중하게 물었습니다.
"무슨 일로 찾아오셨습니까?"
"죄송하지만,
너무 추워
온 몸이 꽁꽁 얼어,
죽게 생겼습니다.
몸 좀 녹이고
가게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애처롭게 간청을 했습니다.
마음으로는
당장 안 된다고
거절 하고 싶었으나,
그리스도인으로
차마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마지못해
머리와 어깨에
쌓인 눈을 털어주고,
방안으로 안내를 했습니다.
자리에 앉자,
나병환자의 살이
썩는 고름으로
심한 악취가 코를 찔렀습니다
.


"어떻게
저녁 식사는 하셨습니까?"
"아니요. 벌써 사흘째 굶어
배가 등가죽에 붙었습니다."
'프란체스코'는
식당에서 아침 식사로
준비해 둔 빵과
우유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나병환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빵과 우유를
게걸스럽게 순식간에 먹어치웠습니다.
식사가 끝나자,
몸이 좀 녹았으니
이제 나가주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나병 환자는
가기는커녕,
기침을 콜록이며,
오히려 이렇게 부탁했습니다.
"성도님,
지금 밖에 눈이 많이 내리고,
날이 추워 도저히 가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룻 밤만 좀 재워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할 수 없지요.
누추하기는 하지만,
여기 침대에서
하룻밤 주무시고 가시지요."
마지못해 승낙을 했습니다.

프란체스코는,
염치없는 나병환자에게
울화가 치밀어오는 것을
꾹 참았습니다.
혼자 살고 있어서 침대도
일인용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침대를
나병환자에게 양보하고,
할 수 없이 맨바닥에서
자려고 했습니다.
밤이 깊어지자,
나병환자는 또다시
엉뚱한 제의를 해 왔습니다.


"성도님, 제가 몸이 얼어
너무 추워서 도저히
잠을 잘 수 없네요.
미안하지만
성도님의 체온으로
제 몸을 좀 녹여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어처구니없는
나병환자의 요구에,
당장 일어나 밖으로
나가라고 소리치고
내어 쫓아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자신을 위해 희생하신
'십자가의 은혜'를 생각하며
꾹 참고 그의 요구대로
옷을 모두 벗고 알몸으로
문둥병환자를 꼭 안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일인용 침대라
잠자리도 불편하고
고약한 냄새까지 나는,
나병환자와 몸을 밀착시켜,
자기 체온으로 녹여주며
잠을 청했습니다.
도저히 잠을
못 이룰 것처럼 생각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꿈속으로
빠져 들어갔습니다.

꿈속에서
주님이 기쁘게
웃고 계셨습니다.
"프란체스코야!
지금 네가 품고 있는 나는
네가 그토록 사랑하는
"예수"란다.
네가 나를 이렇게
극진히 대접했으니
하늘에서 네 상이 클 것이니라."
"오! 주님!
나는 아무것도
주님께 드린 것이 없습니다."
꿈속에서 주님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자리에 일어났습니다.

벌써 날이 밝은
아침이었습니다.
그러나 침대에 같이
자고 있어야 할 나병환자는
온데간데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바람이 많이 불어와서
문이 열어지기잘함으로
문을 안에서
걸어 잠가놓았는데
문이 그대로 안에서
잠겨있었습니다

그리고
고름냄새가
배어있어야 할 침대에는,
오히려 향긋한
향기만 남아 있을 뿐,
나병환자가 왔다간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 때 직감적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아! 주님이셨군요.
주님이 부족한 저를
이렇게 찾아 주셨군요.
감사합니다.
'프란체스코'는
무릎을 꿇고 엎드렸습니다.

모든 것을 깨닫고
밤에, 나병환자에게
불친절했던
자신의 태도를 회개하며,
자신과 같은 비천한 사람을 찾아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습니다.
이 기도가,
많은 성도들에게 사랑받는
'성 프란체스코 의 '평화의 기도'입니다.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그릇됨이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 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며,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 보다는 사랑하게 하여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 용서 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입니다. 아멘.
§시인 이은선님의 성, 프란체스코의 간증문과 사랑의 기도§